[방송협찬의 변화①] PPL만이 방송 마케팅은 아니다…일반 기업에게 다시 주목받는 ‘제작현장의 상품’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에는 수많은 상품이 등장한다. 배우가 사용하는 화장품에서부터 식품과 음료, 생활용품, 가전제품, 가구, 인테리어 소품에 이르기까지 실제 제작현장에는 다양한 기업의 상품이 필요하다.
시청자에게는 하나의 장면이지만 제작현장의 관점에서 보면 공간을 구성하고 인물의 생활을 표현하기 위해 수많은 상품을 준비해야 하는 산업이 존재하는 셈이다.
그동안 기업의 방송 마케팅은 주로 PPL(Product Placement)을 중심으로 인식돼 왔다. 유료 PPL은 프로그램 제작과 광고 판매 체계 안에서 계약을 통해 특정 상품이나 브랜드를 노출하는 광고상품이다.
배우의 제품 사용이나 특정 장면에서의 노출, 브랜드 및 상품의 표현 수준 등에 따라 계약조건과 광고비가 결정된다. 인지도가 높은 배우와 작품에 참여할 경우 상당한 마케팅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AI 제작 방송협찬 프로세스 AI 제작 방송협찬 프로세스
하지만 일반 기업에게 기회의 시대가 왔다. 글로벌 시대, 다양한 제작 환경에서 중요 마케팅 요소인 드라마 작품명이 바이럴 소셜 환경에서 글로벌 태그로 살아난다. 방송 제작현장에서 필요한 모든 상품이 PPL로만 공급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면 좀더 다야한 마케팅과 유통 방향을 협력할수 있다.
드라마와 예능의 세트와 촬영현장에서는 이야기의 현실성을 구성하기 위해 훨씬 많은 상품이 필요하다. 제작팀이 직접 구매하는 상품도 있고 기업으로부터 제작협조 차원에서 공급받는 제품도 있다. 기업이 상품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현물협찬도 존재한다.
따라서 광고상품으로서의 PPL과 제작현장에 필요한 상품공급은 구분해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과거 방송협찬 전문업체들이 담당했던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도 여기에 있었다. 브랜드와 제조·유통기업으로부터 상품을 접수해 방송사와 미술·소품 관련 제작현장에 전달하고 실제 사용 여부를 관리하는 것이 주요 업무였다. 방송 이후에는 협찬 및 제작참여 사실을 적절한 범위에서 알릴 수 있도록 방송고지와 블로그, 언론홍보 등을 연계했다.
최근 기존 지상파 케이블 못지 않게 OTT 및 글로벌 플랫폼(커머스, 소셜 포함) 및 AI 제작 환경의 변화는 이러한 상품공급 시장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방송 콘텐츠의 유통경로가 지상파에 머물지 않고 OTT와 온라인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하나의 작품이 방송된 이후에도 프로그램명과 등장인물, 극중 캐릭터, 촬영장소와 특정 장면이 포털과 소셜미디어에서 지속적으로 검색되고 재생산되는 환경도 만들어졌다. 특히 글로벌 OTT를 통해 한국 콘텐츠가 여러 국가에서 동시에 소비되면서 제작현장에 등장하는 한국 상품에 대한 해외 소비자의 접근 가능성도 과거보다 높아졌다.
대기업은 대규모 PPL과 광고캠페인을 통해 이러한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반면 중소기업에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우리는 여기에 접근 해왔고 기회을 만들었다. 제작현장에서 실제 필요로 하는 상품을 적절한 시점에 공급하고 그 참여 이력을 콘텐츠 자산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여기에는 화장품을 비롯해 식품, 생활용품, 패션, 가구, 소형가전 등 실제 생활공간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소비재가 포함될 수 있다.
유료 PPL과 단순 상품공급, 무상협찬, 제작협조는 각각 계약과 권리의 범위가 다르다. 배우의 초상권이나 프로그램 영상, 방송사 및 작품의 지식재산권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문제 역시 별도의 권리관계가 따른다.
따라서 앞으로의 방송협찬 시장은 단순히 ‘방송에 나왔다’는 사실을 판매하는 구조보다 상품이 어떤 제작과정에 참여했고 어떤 방식으로 사용됐으며 기업이 어디까지 이를 활용할 수 있는지를 투명하게 관리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
제작사 입장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 드라마 한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필요한 수많은 상품을 매번 전화와 이메일, 메신저 등을 통해 개별적으로 찾아야 하는 방식은 비효율적이다.
어떤 기업이 어떤 상품을 공급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제작 일정에 맞춰 요청과 배송, 수령을 관리할 수 있는 상품공급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된다면 제작현장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방송협찬 시장을 광고의 관점에서만 볼 필요가 없는 이유다.
콘텐츠 산업이 글로벌화될수록 가상의 이야기를 현실로 만들어주는 실제 상품의 공급망 역시 하나의 콘텐츠 산업 인프라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다음 편에서는 기업의 상품 등록에서 제작사 제안, 방송국 및 제작현장 입고, 세트 세팅과 촬영까지 이어지는 방송 제작 상품공급 과정의 디지털화 가능성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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